간만에 일기나...

아침에 일어나서 안경 닦다가 안경태가 부러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말 언제부터 저 안경을 썼는지 기억도 안날정도로 오랫동안 착용해 오던 안경인데, 여기와서 부러지다니. 사실 얼마전에 안경을 착용한채 누워서 자다가 안경테가 구부러져서 다시 복원하는 과정에서 흔들거리기는 했는데. 그래도 한달만 참으면 한국가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기어코 오늘 부러지고 말았다.

이제는 어쩌지? 그냥 불편해도 한달만 참자.

런던은 오늘도 비가 내린다.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지 하늘도 우중충하고 저기압에 전형적인 영국 날씨를 보여줬다. 나한테 미묘하게 우울한 기분을 더해주었다. 이제 런던 생활도 한달도 남지 않았다. 내일 뮤즈공연을 보면 이제 더 이상 볼 공연도 없고, 거의 여기 생활도 막바지에 다다른것 같다. 그래서 전에는 불편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더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처음에 왔을 때는 영국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활 모습이 신기하고 호기심 있게 바라봤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그런건지 아니면 우리랑 별반 다를게 없다고 생각되서 그런건지 그것도 아니면 아마 여기서 몇년을 더 생활해도 이해하지 못할꺼라는 자괴감 때문인지 더 이상 신기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정확히 24일정도 남은 것 같다. 버스안에서 하루종일 "내가 여기서 뭘했지?"라고 생각해 보았다. 늘 하던 생각이었지만 오늘은 생각했던 것을 블로그에 남겨야겠다고 다짐하면서 하나하나씩 되집어 보았다.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뭘했지?"

처음에 북아일랜드에 있을 때 배운 단어중에 Culture Shock라는 게 있었다. 직역하면 바로 답이 나오는 문화충격 영국얘들은 대부분은 아니더라도 학생때 많이들 터키->인도->말레이지나아/태국 등을 거쳐서 호주 또는 러시아를 한번 돌고 오는게 여행 코스라고 하더라 뭐 다들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렇게 여행을 가는게 문화충격을 많이 받을 수 있다나?

한데 나도 여기와서 영국애들 못지 않게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뭐랄까? 여기 얘들 사고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합리적이라고 생각 되는 부분도 있지만 내 이성이 쫓아가지 못해서일까? 지극히 합리적이라서 모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사실 한국에 있을때도 우리나라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여기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보니까 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내고 말았다. 오히려 내가 이런 사람들을 이해해야하나 하는 생각과 맘속으로는 이해해서 분석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묘하게 교차되서 갈등을 만들어냈다.

특히 좋아하는 TV를 볼때면 (여기 TV 프로그램 정말 신기하다.) "왜 여길 애들은 이런걸 좋아하지?"라는 의문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영국에서의 생활이 좋은 추억임은 분명하지만 영어를 제외하고 뭘 배웠냐고 물어본다면 좋은 것보다는 안좋은 것을 배웠다라는 생각이든다. 때로은 안좋은 것을 배우는 것이 더 유익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여기서 느낀 것이 얼마나 삶에 유용하게 작용할지. 좋듯 안좋듯 많은 것을 배웠으니 언젠가는 써 먹을 수 있겠지.

또 다른 건, 영국에 와서 한국을 바라보니까? 사실 바라본다고 해봤자 중앙일보,다음 미디어(다른건 안봄) 통해 보는 거지만, 한국이 참... 뭐라 말하기 힘들다. 이문열(별로 안좋아함)씨가 한 말이 맞는 것 같기도하고, 언젠간 한번 겪어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 에효,나만이라도 제대로 하자.

아직 나는 믿는다. 그 몇가지는...

by FnWinter | 2006/11/21 07:19 | -writing-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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